슬자의 반짝반짝 라이프

 토레스 델 파이네와 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의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  Los Glaciares National Park에 속해있는 엘 찰텐 El Chalten 은 남부 안데스 산맥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이다. El Chalten이라는 이름은 고대 파타고니아에 살았던 원주민의 언어로 '연기가 자욱한 산'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피츠로이 산 정상에 구름이 끼면 기둥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서 그렇게 전해져내려온다고 한다. 2015년 트래킹의 수도로 선정되어, 트래킹뿐만 아니라 많은 산악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우리를 포함하여 전 세계의 여행자들이 들르는 곳이다.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웹사이트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 El Chaltén

https://www.elchalten.com/indexen.php

 

El Chaltén, a mountain paradise.

Travel to the National Capital of Trekking in the heart of Patagonia Argentina.

elchalten.com

 

 2019년 3월 27일. 이른 아침 엘 찰텐에 도착한 날, 내일 오후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분명 미리 세운 계획에 따르면 오늘은 쉬고, 내일 트래킹을 시작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렇게 우리의 계획은 즉시 변경되었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트래킹 코스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 마을의 모든 숙소에서 트래킹에 관련된 정보를 자세하게 얻을 수 있다고 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실, 지나가는 여행자들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 Half day course 난이도 쉬움
    • 미라도르 델 토레 (전망대) Mirador Del Torre : 왕복 3 ~ 4 시간
    • 라구나 카프리 (호수) Laguna Capri : 왕복 4 ~ 5 시간
  • Full day course 난이도 중간(?????)
    • 라구나 토레 Laguna Torre : 왕복 7 ~ 8 시간
    • 라구나 델 로스 트레스 Laguna Del los Tres : 왕복 8 ~ 9 시간
    • Loma del Pilegue Tumbado : 왕복 8 시간

 이 중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유명한 트래킹 코스는 새벽에 등반하면 '불타는 고구마' 피츠로이를 볼 수 있다고 하는 라구나 델 로스 트레스 Laguna Del los Tres 트래킹이다. 그다음으로는 똥쟁이 부부가 오늘 등반할 라구나 토레 Laguna Torre로, 사실 토레 전망대나 카프리 호수는 피츠로이 등반 도중에 들를 수 있으니 부지런만 떨면 거의 다 가볼 수 있다. 

 

3시간의 이동에 쩔어있는 우리에게 라구나 델 로스 트레스는 무리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우리는 라구나 토레를 향했다. 피츠로이 등반보다는 훨씬 쉽다고 하니까 시작한 건데... 그랬는데... 여기도 힘들어.

 

Laguna Torre 로 갑니다!
멀리 보이는 Cerro Solo
왜 그렇게 터덜터덜 걷는거야, 맘 아프게

 생각했던 것 보다 완만한 길을 두세 시간 쯤 걷다 보니 Cerro Solo, Cerro Torre의 모습이 잘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이미 이른 오전부터 트래킹을 시작한 여행자들이 물을 마시며 쉬고 있었고, 그중에 한국인처럼 보이는 아저씨들도 계셨다. 반가운 마음에 아저씨들께 여쭤보니, 아저씨들은 이미 라구나 토레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라고.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가봐야 한다며 부추기셨다...

 

 전망대까지만 해도 웃을 수 있었는데 전망대를 지나면서부터 막막함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전망대에 도착했던 시간이 오후 3시쯤이었으니까 해가 지기 전에 라구나 토레에 도착하려면 거의 뛰어야하는데... 지금까지의 완만했던 길과는 전혀 달랐다. 바닥에 돌이 많아서 발도 아프고. 

 심지어 목적지로 향하는 중에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돌아오는 중이었고, 구름이 몰려오면서 점점 해가 지고 있으니 몸도 급하고 마음도 급했던 우리는 거의 뛰다시피했다.

 

바쁘다 바빠

전망대를 떠난 지 2시간 반이 지났을 때쯤, 드디어 보이는 목적지.

 

드디어 도착이다!!!!! 걸어가면서도 계속 가도 되는 건지 계속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산악구조대로 보이는 직원 분들이 다녀와도 된다고 하셔서 마음 졸이며 향했던 그 곳. 라구나 토레에 도착했다. 

 

라구나 토레 Laguna Torre

 

 다시 돌아가는데 3시간은 족히 걸리겠지만, 일단 목적지에 도달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뻐서 사진도 찍고 땀도 식히고 나름의 여유를 즐겼다. 여기까지 오면서 얼마나 많은 걱정을 했는지...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지금이라도 돌아가야 하나 엄청 고민했었다. 큰 구름이 몰려올 것만 같은 세로 토레를 보면서, 뭔가 심상치 않은 것 같아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등반을 시작한 지 7시간이 걸려서야 엘 찰텐 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다. 컨디션도 안 좋은데 욕심 많은 와이프 따라주느라 고생한 남편에게 참 고맙다. 그래도 나 덕분에 완주는 했잖아. 그치? 나 잘했지? ㅋㅋㅋ

 

TIP
1. 라구나 토레 등반 시, 도중에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이 흐르는 곳은 표시가 되어있으니 꼭 챙길 것.
2. 등산 스틱은 없어도 충분하지만, 가능하다면 남들이 버리고 간 나무막대를 발견 시 사용하도록 할 것.
3. 아무리 늦어도 오전에 출발해서, 전망대에서 점심 도시락을 챙겨먹는 것이 여유로울 것 같다.

 

 

또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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