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자의 반짝반짝 라이프

전망대에서의 빙하 관람을 마치고, 페리를 타기 위해 페리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버스 안에서 가이드가 나눠 준 페리 티켓을 손에 꼭 쥐고 페리에 올랐다. 사실, 페리라고 하기에는 크지 않은... 보트이다.

 

남편 것도 내가 챙기기

 

줄을 서시오!

 

페리는 15분 정도 빠르게 달리는데, 바깥에서 빙하의 멋진 모습과 칼같이 찬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준다.

페리 속도가 꽤 빠르기 때문에, 의외로 무섭다.

 

배를 타면 항상 밖에 나가는 와이프의 손에 끌려온 남편...

'멋있다!' 고 3번 정도 외치더니 바로 들어가버리고, 나는 더 보다가 들어가야지...했지만 너무 추워서 바로 따라 들어왔다.

 

진짜 춥다

 

페리에서 내려서 찍은 페리토 모레노 빙하
우리한테 계속 사진찍어달라고 부탁하던(시키던) 브라질 부부가 찍어준 사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빙하 트래킹 시간!!!

트래킹을 담당해주시는 가이드에게 페리토 모레노 빙하에 대한 설명과 일정을 듣고난 뒤, 신발에 아이젠을 장착하였다.

비록 육지 아주 가까이에 있는 빙하 위를 걸어다니는 것이긴 하지만, 크레바스도 있을 것이고 미끄러운 얼음 덩어리 위에서 안전하게 다니기 위해서는 아이젠 장착이 필수.

트래킹 가이드들이 직접 작업을 해주기 때문에 아이젠 장착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이젠을 꽉 조이게 장착하지 않았을 경우, 발목이 나갈 수 있다고 하니 조금 불편해도 참고 맡길 뿐.

 

좋니 ㅋㅋㅋ

트래킹하는 동안 서너명의 가이드들이 동행한다.

한 명은 앞장서서 설명을 해주시고, 또 한 명은 먼저 가서 밟아도 좋은 곳인지 확인하고,

또 한 명은 뒤에서 관광객들의 상태를 확인한다.

 

사진의 뒷 쪽에 보이는 여자 두분은 우리가 친해진 독일 여행자들

 

 

크레바스가 무서운 똥쟁이 어른이

 

빙하 물 맛 짱

 

크레바스가 너무 예뻐보이는 건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한 시간 정도 트래킹을 하다보면, 제발 오지 않았으면 하는-우리가 트래킹을 시작한 장소로 돌아온다. 

트래킹하는 동안 사진찍기 좋은 곳에서는 가이드가 직접 사진도 찍어주고,

설명도 쉬운 영어로 해주시고, 넘어질 위험이 있는 곳에서는 손도 꼭 잡아주신다.

 

 

이번 트래킹의 꽃은 바로 깨끗한 빙하 얼음을 넣은 양주 건배!

가이드가 직접 빙하를 망치로 깨서 넣는 모습을 보니, 빙하 얼음인 것은 확실했다. (속고만 살았나)

컵을 잘 안 씻는 것 같다는 블로그 후기들이 있었지만... 여행와서 그런 것까지 따지기는 좀 아쉽지...

양주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초콜렛도 함께 준비되어 있었고, 나름 소소하게 재미있었다.

 

 

술을 마시며 친해진 독일인 여행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 번에 인연을 맺었던 Leiner 부부도, 이번에 친해진 여행자들도, 모두 독일 출신 여행자들이었는데.

우리가 '해외에 나가면 한국인들 투성이다'라고 하니, 독일인도 똑같다고 한다. 여기 저기 독일인 천지라고 ㅎㅎㅎ

그래서 우리가 독일인들만 만난 건가?!

 

사실 독일인이라고 하면, 굉장히 딱딱할 것 같은 편견이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여행을 다니면서 편견을 버리게 되는 것은 참 좋은 영향인 것 같다.

 

꿈만 같았던 트래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어제 잠깐 봤던 시내가 엘 칼라파테의 전부인 줄 알았던 우리... 아르헨티나 호수를 끼고 늘어선 예쁜 집들을 보며

역시 편견은 저리 치워 버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찬 바람도 오래 쐬고, 다리에 힘주고 걸어다녀서 피곤할 법도 한데 파란 호수를 보면서 졸음이 싹 달아났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 아르헨티나 호수 근처의 어느 예쁜 집에 오래 머물면서 하루 종일 호수를 바라보며 남편과 수다를 떨고 싶다.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나 브런치를 함께 먹고, 소파에 누워서 만화책을 보다가 호수를 바라보며 커피를 한 잔 마셔야지.

심심하면 하루 쯤 빅아이스 트래킹을 할 수도 있고...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 하이킹도 해보고.

저녁은 시내에 있는 양고기 맛집에서 와인과 함께 든든하게.

밤에는 앞으로 어떤 모험을 하고 싶은지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잠들기.

 

마흔이 되기 전에 꼭 실현시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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