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자의 반짝반짝 라이프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어딘가 모르게 불안했던 나.

 

원래 우리의 엘 칼라파테 일정은 어제 미니 트래킹으로 마지막이었고, 피츠로이 등반을 위해 엘 찰텐으로 떠나야 했다.

하지만 이렇게 예쁜 마을을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하고 떠난다는게 너무 아쉬웠던 우리.

 

우리가 언제 또 이런 여행을 올 수 있겠냐며 숙박을 하루 더 연장했다.

물론 여기에는 케이팝을 좋아하는 숙소 직원분의 영향도 크게 한 몫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계획에도 없었던 하루가 생겼으니, 오늘 하루는 계획없이 다녀야지.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많이 팔고 있던 상점들

큰 길을 따라 엘 칼라파테의 시내를 걷다보면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파는 상점도 있고, 아르헨티나의 특산품인 dulce de leche 둘세 데 레체를 파는 상점이 많이 있다. 아르헨티나에 간다면 둘세 데 레체를 꼭 맛 볼 것!!!

우유를 카라멜 형태로 만든, 마치 잼같이 생긴 음식인데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아침에 구운 식빵에 듬뿍 발라서 먹으면 꿀맛. 존맛탱 JMT

 

너무 달아서 많이는 못 먹겠다 싶어 손에서 내려놓으면 5분 뒤에 다시 생각나는 맛이다. 

 

 둘세 데 레체가 아닌 둘세 데 칼라파테

 

남편 손을 잡고 휘적휘적 거리를 걷다보니, 어제 갔던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의 안내소가 나온다.

여기를 먼저 갔어야 하는건데... 쩝.

 

 

★ Intendencia Parque Nacional Los Glaciares

입장료: 무료

TIP! 안내소 내부에 무료 화장실이 있다!!!

 

 

 

다정한 아빠, 엄마, 딸

국립공원 안내소 건물 밖에는 작은 공원이 있는데,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파타고니아를 발견하고 연구하신 분들의 이야기들이 동상과 모형으로 제작되어 있다. 

 

다음에 다시 엘 칼라파테에 온다면,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만이라도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다.

... 한 달은 걸리겠지?

 

어제 가이드에게 들었던 빙하가 생성되고 사라지는 과정,

그리고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에 있는 다양한 빙하와 산, 그 곳에 살고있는 동식물들.

눈으로 직접 보지 봇했던 거대한 자연을 영상으로나마 다시 볼 수 있었다.

 

국립공원에서 나와 대로변을 따라 쭈욱 걷다보니, 커다란 아르헨티나 호수의 일부분이 보였다. 

저 멀리에 설산들이 보였고, 조금만 더 걸으면 산에 닿을 것 같은 느낌에..(느낌만) 계속 걸었던 것 같다.

 

호숫가를 따라 걷다가 나타난 동상.

 

대충 보아하니 전쟁기념비같은데, 스페인어로 쓰여있어서 그 당시에는 무슨 사연을 담고있는 동상인지 잘 몰랐다.

 

포스팅하면서 알게된 바로는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을 추모하는 기념비였던 것.

아르헨티나의 독재자의 정치적인 목적으로 발발한 전쟁, 그 의미없는 전쟁에 목숨을 희생해야만 했던 사람들을 추모하고 있었다.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그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참전의 의미조차 몰랐던 아르헨티나 군인들과 달리 국가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영국 군인들의 기세에 눌려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고.

 

한 독재자의 욕심으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희생되었던 것일까.

 

결코 적지 않은 나라들을 돌아다니면서 알게된 것은 독재 정권의 아픔을 겼었던 나라는 결코 적지 않았다는 것.

아직도 상처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이 아름다운 호숫가를 그냥 걷기만 해서는 안될 것 같다고 판단한 똥쟁이 부부네...

혹시나 해서 알아둔 자전거 렌탈샵으로 향했다.

 

사진에 보이지는 않지만, 저 멀리에 플라밍고가 많이 있다.

 

엘 칼라파테에서 반나절 정도 여유가 있다면 자전거 렌탈을 강력 추천한다.

아르헨티나 호수변으로는 시내와 달리 차가 많이 다니질 않아서 자전거로 달리기에 안성맞춤이다. 나처럼 조금 겁이 많다면 차도처럼 넓은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도 좋다.

 

인도에도 걸어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민폐를 끼칠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호수인지.

조금만 더 달리면 닿을 것 같은, 그러나 너무도 작게 보였던 설산을 향해서 달리던 우리.

계획없이 덤으로 생긴 하루가 감사하고 또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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