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자의 반짝반짝 라이프

남미 대륙의 끝.

칠레 푼타 아레나스까지 왔으니 남들도 많이 하는 펭귄 투어를 하기로 했다. 며칠 뒤에 이동할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도 펭귄 투어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충분히 기상 상황에 따라서 못 할 수도 있는 투어이기 때문에, 가능할 때 하기로 결정.

 

푼타 아레나스에서 막달레나 섬으로 가는 투어사가 두 세 곳이 있긴 한데 새벽에 출발하는 투어이니만큼 가까운 곳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 숙소 바로 뒷골목인 Solo Expediciones 투어에 접촉! 메일로 예약을 했다. 투어 홈페이지에서 예약 양식을 작성하면 메일로 여권번호 등의 정보를 요청하는데, 요청한 정보를 메일로 보내면 컨펌 메일을 받을 수 있다. 투어 금액은 투어 당일 새벽에 현장에서 지불하면 된다. 칠레 페소와 달러 모두 가능하다. 

 

투어는 마젤란 펭귄 서식지인 막달레나 섬과 바다사자가 많이 살고 있는 마르타 섬 두 곳을 돌고 오는 일정인데, 기상 상황이 나쁘면 마르타 섬은 못 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https://www.soloexpediciones.com/

 

Solo Expediciones I Navegaciones Tour Punta Arenas Isla Magdalena

Solo Expediciones. Navegaciones Isla Magdalena, Marta y Parque Marino Francisco Coloane. Aviatamiento de ballenas, pingüinos y glaciares. Tour Punta Arenas. Agencia de viaje y turismo. tour isla magdalena agencias de turismo en punta arenas.

www.soloexpediciones.com

새벽에 떠날 뿐 아니라 바람이 많이 부는 섬으로 가기 때문에, 옷차림은 든든하게 하고 가는 것이 좋다. 초코바나 에너지바, 물을 챙겨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예약처에서 우리 이름이 없다길래 잠시 당황했으나. 메일로 예약된 건은 다른 곳에 있었다고 해서 안심했던 기억이 있다.

패딩에 바람막이까지 든든하게 입고 온 여행자들
저것을 노을인가, 일출인가

투어사에서 버스를 타고 20분쯤 달려 선착장에 도착한다. 뉴질랜드에서 페리, 보트 할 것 없이 배를 많이 타봤지만 남미에서의 배는 또 처음이다. 파타고니아 펭귄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상기된 표정으로 한 시간쯤 배를 탔을까. 드디어 펭귄들의 섬 막달레나 섬에 도착했다.

 

보트 안에서 많은 설명을 해주는데 한 번은 에스파뇰 Espanol - 스페인어로, 한 번은 영어로 해준다. 물론 스페인어보다 영어가 낫긴 하지만, 그다지 영어도...ㅜㅠ 

막달레나 섬에 도착한 우리
Bienvenido! 환영합니다.

막달레나 섬 Magdalena Island 에는 현재 12만 마리 이상의 마젤란 펭귄이 살고 있으며,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큰 펭귄 서식지라고 한다. 우리가 갔던 3월 말에는 펭귄들이 털갈이를 하는 시기라고. 4월이면 모두 섬을 떠나버린다고 한다. 

그런데 섬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저 점들이 모두 펭귄이란 말이야???

이 귀요미 펭귄들!!!

저렇게 귀여워 보이는 펭귄도 가까이에 가면 꽤 성질이 괴팍하기 때문에, 1미터 이상 가까이 가지는 말라는 당부가 있었다. 그러나 사람이 펭귄을 향해 갈 수는 없어도, 펭귄이 사람을 향해 다가오는 경우는 꽤 자주 있었다. 줄로 이어진 말뚝으로 사람이 다니는 길을 정해놓기는 하였지만, 펭귄은 그 걸 알리가 없잖아...

 

귀여운 펭귄 동영상이 너무 많은데... 용량이 너무 커서 못 올리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털갈이 마무리하는 귀요미 펭귄

한 시간 정도의 섬 자유투어를 마치고 펭귄 섬을 떠나야만 하는 시간... 자기 몸만 한 갈매기를 먹어 치우는 돼지 같은 펭귄도 많았지만, 자꾸 사람 쫓아다니는 다리가 짧아 슬프기만 한 펭귄도 많이 있었다. 남편은 한국에 돌아가면 펭귄이 갈매기를 먹는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친구들에게 알려줄 것이라며 좋아했다. 그런 거 좋아하는 거 아니야...

 

푼타 아레나스로 돌아가는 보트 안에서 남편이랑 찍어온 펭귄 동영상을 보고 있는데, 앞에 앉아있는 노란 머리 부부가 너무 귀엽다며 같이 보자고 한다. 덩달아 신이 난 우리는 더 많은 동영상을 공유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다른 서양인 여행객들은 우리에게 먼저 말을 걸거나 하지 않던데, 이 부부는 친근하게 먼저 다가와 주었다. 독일에서 왔고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1년 간 세계를 여행 다닌다는 멋진 50대 부부. 똥쟁이 부부의 이번 여행에서 특별한 인연이 된 Reiner, Silke 부부와의 첫 만남이었다. 

 

푼타 아레나스에서 하루 더 있다가 떠난다는 부부에게 맛집 La Luna를 소개해준 뒤, 우리는 기약 없는 이별을 했다. 다른 곳에서 우연히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지금도 Reiner, Silke 부부를 생각하면 울컥해지는 기분이 든다.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마지막으로 헤어질 때, 눈물을 참느라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힘든 여행 속에 먼저 다가와 준 따뜻한 독일인 친구. 

 

그래서 우리의 다음 여행의 시작은 독일로 정해졌다. 

 

TIP*비용
푼타 아레나스 막달레나 섬 펭귄 투어 : 126,000 페소 / 2인

 

이전 포스팅

2019/10/17 - [슬자의 여행 이야기/2019 남미 파타고니아] - [뚜벅이 부부여행] 칠레 푼타 아레나스 JMT 맛집, ,레스토랑 라루나 Restaurant La Luna

 

[뚜벅이 부부여행] 칠레 푼타 아레나스 JMT 맛집, ,레스토랑 라루나 Restaurant La Luna

우리의 산티아고에서의 이틀은 그리 평화롭지는 않았다. 남미의 첫 도시라서 나를 필사적으로 보호하겠다는 남편과 겁없이 돌아다니려는 내가 부딪쳤던 탓이다. 게다가 길가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마치 서울처럼..

seuljadiary.tistory.com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