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 족의 문화를 느끼고 싶다면 북섬의 로토루아 Rotorua로 가야 한다. 뉴질랜드 내에서 두 번째로 마오리 족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논외지만, 마오리 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은 로토루아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와카타네 Whakatane라는 마을로 화이트 아일랜드 투어를 하기 위해 똥쟁이 부부네가 잠깐 들르게 된 곳이기도 하다.
하카 Haka 는 뉴질랜드 마오리 족의 전통 민속춤으로 마오리 족 용사들이 전쟁에 출전하기 전에 승리를 기원하거나, 환영, 중요한 일의 성취를 알리기 위해 추는 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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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 처치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학생들이 하카를 추는 모습을 인터넷 신문 기사에서 볼 수 있었다. 테 푸이아에서 공연을 볼 때에는 그저 관광객들을 위한 쇼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쇼가 아닌 뉴질랜드 사람들의 진심을 표현할 수 있는-진심을 담은 의식이었음을 깨달았다. 똥쟁이 부부네가 크라이스트 처치를 떠난 지 3일 만에 일어난 일이었고, 우리도 그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똥쟁이 부부네가 느낀 충격은 절대 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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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 푸이아에서의 하카 공연시간은 티켓 창구에서 미리 확인해야 한다. 공연장으로 가니 이미 많은 방문객들이 모여있었다. 나이가 조금 있는 마오리 여성 분이 내레이션을 시작하면서 공연이 시작되는데, 방문객 중 한 분을 선정하여 코를 맞대는 마오리 족의 인사를 보여주며 손님을 어떻게 환영하는지 직접 보여준다.
잠깐이지만 직접 보시죠!
참...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드릴 말씀이 있다. 공연을 보면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개인 감상용으로 찍는 것이 금지는 아니다. 그러나... 셀카봉을 가지고 뒷사람에게 방해가 될 정도로 동영상을 오래 찍으면... 그러시면 아니 됩니다. 어머님들... 제발... 조금만 주의해주시길...
내 옆에 앉아있던 외국인 여자분은 동영상을 찍기 위해 가장자리로 이동해서 찍고 들어오더라. 최소한의 매너는 필요하지 않을까...
공연은 약 40분 간 진행된다. 공연이 끝나고 공연해 주신 분들과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는데, 남편도 내 무리한 요구로 눈뜨+혓바닥낼름을 했지만 차마 포스팅에 올리지는 못하겠다... 하하하하... 나만 봐야지.
하카 공연이 끝나고 아까 보지 못했던 산책 코스를 한 번 더 보기로 하고 이동하는 중, 실제로 키위새를 볼 수 있는 키위 하우스 Kiwi House를 발견하였다. 키위새는 뉴질랜드 국조로 뉴질랜드에서만 서식하는 멸종 위기 새로, 울 때 '키위~' 하고 울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뉴질랜드인들을 '키위'라고도 부르는데, 뉴질랜드인들이 키위를 얼마나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키위새는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인지 키위 하우스는 조명이 다 꺼진 채로 온통 어둠뿐이었다. 블로그에서 보면 아무리 들여다봐도 키위새를 못 보는 분들은 아무리 오래 지켜봐도 어디 있는지 못 본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봤다 봤어!!!
사진 촬영 금지이기도 하고, 어두워서 찍지도 못했지만 똥쟁이 부부네는 동글동글하고 복슬복슬한 키위가 먹이를 먹고 있는 모습을 오랫동안 볼 수 있었다. 혹자는 못생긴 새라고 하던데,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귀여운 것. ㅎㅎㅎ
아까 보았던 포호투 간헐천을 지나고 더 걸어 나가니, 다른 티켓에 포함되어 있던 유황 온천수로 삶은 계란과 도시락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된 곳이었다. 유황에 구운 달걀은 많이 봤는데 유황 온천에 삶은 계란은 맛이 좀 다른가? ㅋㅋㅋ
로토루아에는 테 푸이아 Te puia 말고도 지열 현상을 보이는 유명한 곳들이 많이 있다. 와이오타푸 Wai-O-Tapu 지열 온천지대, 와이망구 Waimangu 화산 계곡 등이 있는데, 똥쟁이 부부네도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렌트를 못 했다는 핑계를 대며 가지 않았다. 이 지역들은 한국인들도 워낙 많이 가는 관광지라서 한국어 설명 가이드도 다 준비되어 있다. 테 푸이아도 당연히 마찬가지이고. 개별적으로 투어를 신청하면 위에서 언급한 모든 지역을 둘러볼 수도 있었을 테지만, 테 푸이아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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