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자의 반짝반짝 라이프

사실, 평화롭기만 했던 뉴질랜드를 떠나 처음 마주친 산티아고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갑자기 똥쟁이 남편이 기침을 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미세먼지는 서울보다 심한 곳이었다. 게다가 거리에는 바쁘고 우울해 보이는 사람들뿐이고, 밤마다 들리는 취객들의 시끄러운 소리까지... 왜 여행객들이 하루만 들렀다 이동한다는 건지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산티아고에서 3일쯤 지내다 보니 조금은 익숙해졌던 걸까. 남편과 함께 아침마다 걸어가는 대로변 플라타너스 나무가 울창했던 길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ㅎㅎㅎ

노숙자 많던 산티아고... 그래도 그립다

오늘의 목적지는 산티아고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산 크리스토발 언덕 Cerro San Cristobal. 이 언덕 위에는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예수상과 비슷한 느낌의 성모 마리아상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 정부가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언덕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푸니쿨라를 타는 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방법!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사람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지...

 

푸니쿨라를 타는 '성'같이 생긴 출입구 안쪽의 매표소에서 표를 끊은 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똥쟁이네 부부는 표도 끊지 않고 기다리다가 매표소에 다 와서 표를 급하게 끊었다.

 

2019년 3월, 푸니쿨라 요금표

우리가 탈 푸니쿨라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한 시간 반쯤 지났을 때쯤 푸니쿨라 맨 꼭대기에 자리를 잡았다.

위로위로 슝슝!!!

10분쯤 지나서 도착한 언덕 위. 구경할 새도 없이 인증샷 찍기!!!

사진에 보이는 저 뿌연 것들은 바로, 서울보다 심하다는 그 미세먼지다. 어쩐지 기침이 나오더라니... 산티아고는 분지로 되어있어서 스모그와 미세먼지가 심한 지 오래되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머리 올린 똥쟁이 남편

성모 마리아상 가까이까지 올라가는 길에 성당이 하나 있는데, 직원분들께서 그리스도 상을 청소 중이었다. 그러는 가운데 조용히 기도를 올리는 분들도 있었고, 똥쟁이네 부부도 쑥스럽지만 성호를 긋고 기도를 드렸다. 

산티아고의 미세먼지가 걷히길 바라며...

성당 근처에는 기도문과 소망을 담은 물건들이 있다.

드디어 도착한 성모 마리아상. 성모 마리아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기도를 올리는 장소가 있는데, 기부함에 동전을 넣고 똥쟁이 남편과 함께 남미에 다시 돌아올 수 있기를, 그리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힘든 일이 해결되기를 바랐다. 기도가 부족했던 건지 기부금이 부족했던 건지 그 당시 겪고 있던 힘든 일은 그리 잘 해결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 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는데... 다 신의 뜻인가.

똥쟁이네 부부는 성모 마리아상까지만 갔다가 푸니쿨라를 타고 언덕을 내려왔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산 크리스토발 언덕 덕의 옆으로 이동할 수 있다. 걸어서 가면 한 시간 정도 걸릴 거리인데, 너무 더워서 걸어갈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다... 날이 더 선선하고, 푸니쿨라 왕복표를 끊지 않았더라면 케이블카를 타 볼 수도 있을 텐데. 

 

그렇다고 안 가본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ㅎㅎㅎ

산 크리스토발 언덕에서 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

 

 

산 크리스토발 언덕

 

 

 

TIP*비용
푸니쿨라 : 왕복 4,000 페소 / 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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