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자의 반짝반짝 라이프

오늘은 삭막한 부에노스 아이레스 중심가를 벗어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목표이니만큼, 똥쟁이 와이프가 세웠던 오늘 하루의 계획은 아래와 같았다. (아... 힘들다)

 

1. 지하철 Subte을 타고 Plaza Italia 역으로 이동
2. 팔레르모 공원 Bosques De Palermo이나 일본 정원 Jardin Japones까지 걸어가서 맑은 공기 마시기
3. 걸어서 말바 미술관 MALBA 관람하기 (선택사항)
4. 버스를 타고 레콜레타 묘지 Cementerio de la Recoleta 방문하기

5. BAR SUR 탱고 공연 관람!!!!!

 

 

 마요 광장에서 짧은 일광욕을 마친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Plaza Italia 역에 도착했다. 출구로 나오자마자 앞에 보이는 녹음이 짙게 푸르른 공원에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사람들을 보며, 이게 바로 우리가 원하던 곳이었다며 기뻐했다. 출구 바로 앞에 있는 공원은 예전에 동물원이었던 에코 파크 Eco Park, Eco parque 였다. 

 

 

 정비 중인 곳이 많아서 어수선하기는 했지만, 사람들에 대한 경계로 지친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편안한 공간이었다. 돌아다니다 보면 오리, 공작새도 있었고 아주 멀리 공원 너머로 코끼리도 볼 수 있었다. 그중에 처음 보는 동물이 있었는데, 토끼인지 사슴인지 몰라서 주변 외국인에게 물어보니 본인도 모르는데 귀엽다고 했다.

 포스팅하면서 검색해보니 마라 Patagonia Hare라는 동물로 아르헨티나 중남부에서만 살고 있고, 포유류 중에서 드물게 평생 동안 일부일처로만 지낸다고 한다. (기특한 것) 토끼처럼 보이지만, 기니피그와 사촌 지간인 설치류라고.

 

설치류... 쥐?????

 

너의 이름은 '마라'

 

 공원을 나와 공원이 이어진 가로수 길을 쭈욱 걸었다. 자전거를 타고 운동하는 사람도 있고, 공원 풀밭에 누워 사랑을 속삭이는 커플도 보이고, 우리 뒤로 길을 헤매는 듯한 또 다른 관광객들도 보인다. 

 

 따사로운 햇볕,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 걷다 보니 허기가 져서 공원 한쪽에 있는 핫도그 노점으로 돌진했다.

 

 

 한 명은 Churrasquito, 한 명은 Bondiolita로 시켰었는데, 잘 기억이 안 나네... Bondiolita는 돼지고기의 목살 부위를 뜻하는 말이다. 기본 메뉴에 계란도 추가하고 야채, 토마토, 소스까지 이 것 저 것 추가했던 것 같다. 사장님이 영어가 잘 안 돼서 옆에 있던 현지인 근로자분들이 영어로 통역해주기도 했다. 주문하는 과정은 조금 힘들었지만, 맛은 정말 끝내줬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다시 가게 된다면 노점에서 더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 

 공원 벤치에 앉아 아르헨티나 노점 음식을 먹고 있노라니, 우리가 한국인인지 아르헨티나 사람인지. 이 정도면 공원을 끝내주게 즐겼다고 생각한 우리는 가볍게 일본 정원은 패스했다. 

 

5월 혁명의 기념으로 스페인 교민회로부터 기증된 기념비

 한 기념비에서 말바 미술관 쪽으로 길을 꺾었고, 그 후로 꽤 오래 걸었던 것 같다. 한국인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외국인들도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가는 길에 아르헨티나 연방 경찰청으로 보이는 건물도 보였다. 그러한 증거들을 주워 담으며 치안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길을 걸었다. 

 

한산한 팔레르모의 한 거리

 

 한 시간쯤 열심히 걷다 보니 말바 미술관에 도착한 우리. 도착하자마자 미술관 안에 있는 벤치에 주저앉았다. 

 

 

 말바 미술관의 입장료는 1인 170 ARS (2019년 4월 기준). 뉴질랜드, 남미 여행하면서 유일하게 방문하는 미술관인데,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품고 입장했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현장학습 중인 초등학생들도 있었고, 그 뒤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훔쳐 듣기도 했다.

 

 가장 반가웠던 작품은 페르난도 보테로 작가의 귀여운 그림이었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보테로 전이 열렸을 때에도 가서 엽서도 여러 장 사 왔는데, 이 곳에서 또 만나게 되었구나.

 

페르난도 보테로, 프리다 칼로의 작품

 미술에 대해서 잘알못이지만, 남아메리카 작품들은 개성이 뚜렷한 것 같다. 사실, 약 10년 전쯤 서유럽에서 미술관을 갔을 때에는 이 그림이 저 그림 같고, 저 그림이 이 그림 같다는 느낌에 금방 지루함을 느꼈다. 물론 남편과 돌아다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미술관 싫어하는 남편도 꽤 재밌게 구경하는 것 같고, 작가들마다 특징이 뚜렷해서 지루하지 않았다. 

 

 이제 마지막 목적지로 이동할 차례!

 

TIP*비용
1. 말바 MALBA 미술관 입장료 1인 170 ARS (2019년 4월 기준)
 - 현재 1인 280 ARS로 확인됨 (2020년 4월)

 

MALBA

Av. Pres. Figueroa Alcorta 3415, C1425 CLA, Buenos Aires

https://malba.org.ar/en/transparencia-1/

 

Recursos y marco legal Malba

 

malba.org.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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