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자의 반짝반짝 라이프

 파타고니아에 귀여운 마젤란 펭귄이 있었다면, 이과수에는 긴코너구리 코아티 Coati 가 있다. 코아티는 너구리과에 속하는 동물로 남아메리카 열대 지역에 널리 분포해있는데, 특히 이과수 폭포에 아주 많다. 코아티는 생긴 건 참 귀엽게 생겼는데, 행동은 겉모습과 다르게 꽤 거친 편이다.

 Upper circuit 으로 가는 중에 정글 트레인 정류장 근처에 매점과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이 있었는데, 음식을 보더니 코아티 무리가 우르르르 달려가서 울고 매달리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바나나 같은 음식을 들고 있는 관광객을 공격해서 할퀴고 음식을 빼앗아 가기도 했다. 실제로 근처에 있던 여성 관광객 한 명이 다리를 심하게 긁혀서 직원과 함께 의료실로 가는 모습도 봤다.

 이과수 공원을 관람 하다보면 코아티에게 먹을 것을 주지 말고, 멀리 떨어지라는 표지판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 이과수의 진정한 주인은 코아티인가.

 

 우리 부부는 편의상 위에서부터 관람하자는 생각으로 '악마의 목구멍' 먼저 관람했는데, 혹자는 그럴 경우 나중에 Upper circuit과 Lower circuit 이 시시해 보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경험해본 결과, 그 이야기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악마의 목구멍'의 포텐이 엄청 큰 편이라서 멀리에서 폭포를 본다 한들, 멋있긴 한데 '악마의 목구멍'처럼 두려움을 느끼는 건 어려웠다. 

 하지만 우리와 반대로 이동했다면 Upper&Lower circuit 을 걸어 다니는 게 의외로 힘들고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악마의 목구멍'에 가기도 전에 지칠 수도 있었다. 우리 부부는 충분히 그랬을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Upper trail 은 여러 폭포를 위에서 볼 수 있는 경로이고, Lower trail 은 아래에서 폭포의 물줄기를 볼 수 있는 경로이다. 개인적으로 Upper trail 보다 Lower trail에서 바라본 폭포가 더 멋있었고, Lower trail에서는 폭포 가까이 가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Upper Circuit

 아주 근소하게 Upper circuit 을 걸어가는 것이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무 문제없을 정도이지만, 걷기에 약한 우리 부부는 조금 지쳐가고 있었다. 그나마 Lower circuit에서 물벼락을 조금 맞아서 정신을 차렸지만.

 

Lower Circuit
사진에 보이는 보트가 바로 트래블러 멤버들이 탔던 보트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라면 다음 주 트래블러아르헨티나 방송에서 안재홍, 강하늘, 옹성우 연기자가 돈 내고 물벼락을 맞으러 가는 보트를 타지 않았던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굳이 돈 주고 물을 맞아야겠냐 뉴질랜드에서 맞은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냐고 했다. 그다음 날 브라질 포즈 두 이과수에서 물에 흠뻑 젖은 채 뛰어다닐 줄은 모르고.

 

 

 Lower trail 마지막 부근에서는 보트에 타지 않고도 폭포 가까이에 갈 수 있도록 발코니가 설치되어 있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어떻게든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 있길래 우리도 합류했다. 가만히 서 있으면 바람때문에 물이 많이 튀기는데, 이게 싫었는지 아니면 더워서 그랬는지 웃통 벗고 다니는 외국인도 있었다.

 

Bossetti 폭포

 이 폭포를 마지막으로 아르헨티나 이과수 공원 관광을 마무리했다. 걸어 내려오면서 정글 투어 트럭 탑승지점으로 길을 잘못 들어서 헤매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열심히 걸어서 입구까지 올 수 있었다. 

 푸에르토 이과수로 가는 버스가 와야할 시간이 되었는데도 오지 않아 걱정하던 우리 부부에게, 우리와 같은 표정을 한 채로 막차 기다리냐는 외국인 두 명. 😅 우리도 기다리는 참이니, 만약에 오지 않는다면 같이 시내로 갈 방법을 찾아보나며 썩소를 지었다. 다행히도 20분쯤 지났을 때 우리의 리오 우루과이 막차가 도착했다.

 

 오늘 하루 열심히 걷고 물도 맞았으니, 저녁은 맛난 스테이크 먹으러 가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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