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자의 반짝반짝 라이프

 때는 바야흐로, 남미 여행을 다녀온 뒤 멘탈이 나갔던 그 날. 비행기라도 보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남편과 무작정 집을 나섰다. 비행기를 직접 탈 수는 없지만, 어딘가로 향하는 비행기라도 보자 싶어서.

 부리나케 인천 근교 섬에서 경치 좋기로 유명한 카페를 검색하니, 한국 3대 절벽 카페라는 '엠 클리프'에 대한 글이 여러 개가 나왔다. 카페에서 보는 저녁 바다가 그렇게 예쁘다고 했더니, 남편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곳으로 바로 향했다.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한국3대 절벽카페 '엠클리프'

 주말이라 그런지 이미 카페 내부는 손님들로 가득차 있었다. 15분 정도 빈 테이블이 생기지 않아 구경을 하던 중에 2층에 나가는 손님들 발견! 카다가 보이는 창가 테이블에 앉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일단 앉을자리가 있는 게 행운이다. 우리가 카페를 방문했을 때는 땡볕이 비치던 여름 한낮이라서 야외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날이 조금 선선해지면 차양막 치고 바깥에 있어도 좋을 것 같은데.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멍때리고 창밖을 쳐다보다가, 1층으로 음료 주문하러 간 남편이 접시에 빵까지 담아오길래 새삼 해맑은 표정으로 바라봐주었다. 손님이 너무 많아서 빵이 만드는 즉시 사라졌는데, 그나마 간신히 집어온 거라고.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플레인 요거트 스무디, 블루베리 요거트 스무디 그리고 모카번이었다. 두 음료 모두 달달하니 맛있었고, 모카번도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다.

 그 날은 마음이 참 힘든 하루였는데... 테이블마다 사람구경하다보니 조금 잊혔던 것 같기도 하고.

 

 

 남편과 스무디를 쪽쪽 빨아먹다가 2층에서 연결된 계단을 따라 야외 정원으로 나갔다. 야외 정원에서 보이는 엠 클리프 건물 벽에는 이경규, 이덕화 배우가 출연한 도시 어부 촬영지라고 되어 있던데, 옥상 야외 정원이 이렇게나 잘 꾸며져 있어서 그랬나 싶다. 마시안 해변 앞의 절벽에 위치한 만큼 멀리 바다가 보이고, 절벽의 소나무까지 너무 잘 어우러져있었다. 한여름이라 오후 4시가 넘어도 해가 지지 않는 모습을 보니, 오늘은 노을 보기 글렀구나.

 노을은 일찍 포기하고 소파에 앉아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시간을 흘려보냈다.

 

 정원에 있던 예쁜 그네의자에 앉아서 간만에 둘이 함께 사진도 찍고, 나를 예쁘게 담아주겠다며 노력해주는 남편도 내 옆에 있고. 이 남자로 인해서 울고 웃는 내가 되었구나.

 

와이프 예쁘게 찍어주려고 고생한 남편

 여러 나라,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노을지는 모습을 많이 봐왔지만, 인천에서 보는 노을은 유독 붉었다. 해가 바다로 져서 그런 건지, 다른 내륙지방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오늘도 노을 지는 영종도 바다를 봤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을 남겨야 다음에 또 온다는 남편의 말에 억지로 동의하며 어딘가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바라보았다.

 영종도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커피를 마시고,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고민없이 또 가고 싶은 그런 카페, '엠 클리프 M.Cliff'였다. 

 

TIP
엠 클리프 카페에 주차가 가능하나, 손님이 많은 주말에는 자리가 없을 수 있으므로 참고하시길.
* 주차장 넓은 편!

 

엠클리프

인천 중구 마시란로 51-30

매일 10:3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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