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자의 반짝반짝 라이프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었던 이과수 폭포 관람. 원래 이과수 폭포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양쪽에서 봐야 한다는 말에 숙소를 하루 더 연장했다. 물론 여행을 하루라도 더 연장하고 싶은 마음도 포함되어 있었다.

 

 브라질 포즈 두 이과수 국립공원으로 가려면 어제 버스를 탔던 푸에르토 이과수 버스 터미널에서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다. 어제 하루 봤다고 얼굴 익힌 아저씨(티켓 판매처)에게 또 티켓을 구매했다. 브라질 국경을 넘어갈 때 입국심사를 하기 때문에 여권 잘 챙겨가라고, 심사하는 동안에는 버스가 기다려 줄 테니 걱정 말라고 한 마디 덧붙여준다.

 

 역시 친절한 호갱이 아저씨 😅

 

 아저씨가 이야기한 대로 버스가 출발하고 15분 쯤 지났을 때, 버스 기사님의 안내에 따라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만큼 숲으로 둘러싸인 도로를 지나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드디어 그 무섭다는 브라질 땅을 밟아보는 구나.🙄

 

 아르헨티나에 비해 관광 시설이 더 깔끔하게 잘 되어 있다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에는 없던 티켓 발권기가 있었다. 안 그래도 브라질 '헤알'로 환전하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는데, 브라질은 현금 결제보다 카드 결제를 선호한다기에 긴가민가했었다. 그런데 과연 이게 바로 브라질의 위엄인 것인가. 아르헨티나에 없던 카드 전용 티켓 발권기도 있었다. 

 

 이과수 폭포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티켓 발권 후, 정글 트레인이 아닌 정글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비가 조금씩 흩뿌려서 1층 좌석에 탈까 했지만 유혹을 참고 2층 좌석으로 이동했다. 이미 빗물로 젖어있는 의자도 있었고, 앞으로 비도 많이 올 것 같은 느낌이지만... 그래도 2층을 포기할 수는 없지.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에는 다양한 액티비티와 볼거리가 있다. 비록 우리 부부는 브라질이 처음이라 아직은 무섭기도 해서 이과수 폭포만 보고 왔지만, 아르헨티나 이과수에서처럼 보트와 트럭을 타는 사파리 코스도 있다. 게다가 브라질 이과수는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조류 공원 Bird Park 도 관람할 수 있었다. 조금 더 마음의 여유가 있었더라면 모두 가보는 건데 아쉽다.

 

 

 버스에서 내려서 처음으로 본 브라질에서의 이과수 폭포의 모습이다. 아르헨티나에서 보는 이과수 폭포는 각 폭포마다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면 브라질에서는 전체적인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폭포 근처에는 관광객들이 보트를 타고 물폭탄을 뒤집어쓰려고 가는 모습이 보인다. 폭포 위로는 콘돌... 은 아니려나, 여하튼 독수리 같은 새들이 원을 그리며 날고 있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동하는 방향으로 따라가다 보면 군데군데 포토존 발코니가 있다. 아르헨티나만큼은 아니지만, 이전에 보이는 광경보다 더 가까이에서 폭포를 눈에 담을 수 있다. 

 

 브라질에 입국하는 것도, 무사히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에 도착한 것까지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갑자기 후두둑 떨어지는 이 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악마의 목구멍에 가지도 못했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비를 사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 우리 눈에 보인 거대한 물줄기.

 

 

 

 이 때 부터였다. 우리가 옷이 젖지 않기를 포기한 시점이.

 

 저 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옷을 적시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무작정 폭포 안 쪽으로 걸었다. 비가 올 것에 대 비하지 않은 관광객은 우리뿐 만이 아니라 주변에 아주 많았다. 일행들이 물, 바람, 비 때문에 엉망으로 된 모습을 보면서 다들 깔깔깔깔 웃었다.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서로를 쳐다보며 엄지를 치켜들며 최고라고 소리치는 사람들도 있었고, 진풍경이었다. 

 

 

아르헨티나에서 본 윗 쪽의 악마의 목구멍도 어마어마했는데, 이렇게 아랫쪽에서 보는 악마의 목구멍도 무서웠다.

 

떨어지면 뼈도 못 추릴 것 같은 느낌. 아니, 떨어진 것 조차도 모르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빗줄기와 폭포의 물줄기 모두 점점 더 거세졌고, 그 비와 물을 다 맞으면서 계속 구경을 했다. 좀 더 걸어올라 가면 매점과 기념품 상점이 있는데, 언제 또 브라질에 올 지 모른다며 이과수 장식품과 브라질 배지를 구입했다. 비에 쫄딱 맞은 채로 들어갔는데도 직원분이 친절하게 화장지도 챙겨주셨다. 기념품의 퀄리티가 아르헨티나 이과수보다 더 좋았는데, 그만큼 가격도 더 비쌌다. 

 기념품 고르면서 숨을 좀 돌리고, 폭포 윗쪽으로 이어진 계단을 오르니 큰 건물이 나왔다. 레스토랑도 있고, 햄버거나 피자, 라면 (라면도 있다!)을 파는 푸드 코트도 있었다. 

 

 그렇다. 이 건물이 바로 어제 아르헨티나 악마의 목구멍 건너로 보였던 그 건물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비를 맞아가면서 구경을 해서 그런지 배도 고프고, 라면도 궁금하기도 해서 (라면이 더 궁금했다) 우리도 줄을 서서 주문을 하였다. 옆 테이블에서 어느 가족이 먹고 있던 프라이 종류와 컵라면을 주문하였는데, 오징어 튀김인 줄 알았던 프라이는 생선 튀김이었고 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컵라면은 아주 밍밍했다. 말레이시아 라면 느낌. 그래도 으슬으슬할 때에 따뜻한 국물은 맵거나 싱겁거나 최고다.

 

Frederico Engel

 오른쪽 사진의 팔꿈치 아래만 반짝거리는 동상의 주인공은 Frederico Engel이다. 그는 20세기 초부터 이과수 폭포 주위에 주거하면서 사유지로 귀속되는 것을 막았던 '영웅' 같은 인물이라고 한다. 사실, 사진 찍었을 때에는 포르투갈어로만 설명되어있어서 누군지 모르고 찍었다.

 

 이과수 폭포를 보았으니, 이제 빅토리아 폭포와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면 되는 건가. 그다음 여행지로 나이아가라 폭포보다는 빅토리아 폭포를 보러 가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TIP*비용
1. 푸에르토 이과수 - 포즈 두 이과수 왕복 버스 요금 : 320 ARS/ 1인
2. 포즈 두 이과수 국립공원 입장료 : 70 R$ /1인
3. 포즈 두 이과수 국립공원 푸드코트 점심 : 63 R$
4. 포즈 두 이과수 국립공원에서는 거의 모든 곳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하니, 푸에르토 이과수에서 당일치기로 여행하는 분들은 R$ 환전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Parzue Nacional Do Igua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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